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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라인 타기 1461 일하고 있었어. 인도에 공사 중 펜스를 치고. 화가 난 듯했어. 작은 여자애가 펜스 앞에서. 달라져서 일거야. 매일 학교에 오고 가는 길이. 금세 환해졌어. 바로 옆 돌아가는 길을 보더니.
인라인 타기 1460 첫 번째 레미콘이 가고 30분 넘게 두 번째 레미콘이 오지 않아 올해는 농사를 짓지 않는지 풀 속에 배추꽃이 껑충 커버린 옆에 배추밭에 나비를 본 거야. 두 번째 레미콘이 가고 30분 넘게 세 번째 레미콘이 오지 않아 나비가 나르는 옆에 배추밭 너머 멀리 고속도로에 느리고 빠르게 달리는 차들을 본 거야. 첫 번째 레미콘이 30분 늦게 왔거나 두 번째 세 번째 레미콘이 30분씩 일찍 왔다면 못 봤을 거야. 봄은 아련한 햇살아래 나비가 나르고 그 너머 멀리 고속도로에 차들이 느리고 빠르게 달린다는 걸. 나는 아련한 햇살아래 망치질을 하기도 하고 지난 여름 가을 겨울에도 망치질을 하기도 했다는 걸.
인라인 타기 1459 나비가 봄바람 부는 마늘밭을 날아 좀 의아했어. 올해는 알싸한 마늘이 좋아진 걸까? 그 옆에 아련한 봄 볕에 배추밭 배추꽃이 노랗고만. 올해는 밍밍한 배추가 싫어진 걸까?
인라인 타기 1458 비는 새벽에 가로등 불빛에 후둑후둑 시작해 방학 마지막 날 밀린 일기를 다 쓴다고 일기장을 마지못해 펼치던 그때처럼 눈부셨던 벚꽃을 마저 놓지 못하고 여린 새 잎이 아직은 서먹한 오늘처럼 아련하게 내리다 간간이 그치다 저녁에 끝났어.
인라인 타기 1457 벚꽃이 질 때 처음에는 지는 꽃잎을 잡아 보려 했지요. 그 눈부셨던 기억이 아쉬워 지는 꽃잎이라도 행여 잡아 보려 했지요. 이젠 푸른 잎이 돋은 벚나무에 아직까지 남아있는 마지막 꽃잎이 지네요. 그 눈부셨던 기억은 이미 잊어 무덤덤해진 내 어깨에 살며시 내려앉네요.
인라인 타기 1456 동익산 하나로 마트에서 요구르트 하나를 사들고 그 앞 공원 벤치에 앉아 공원 바닥에 어지럽게 떨어져 있다 바람이 불면 바람이 부는 대로 날리는 꽃잎을 봐요. 떨어진 지 한참 된 꽃잎 그 눈부시던 때를 이젠 잊어 바람이 불어도 꼼짝 않고 그때를 마저 잊고 있네요. 금방 떨어진 꽃잎은 그 눈부시던 때를 차마 못 잊고 바람이 불면 바람이 부는 대로 이리저리 흩어지네요.
인라인 타기 1455 벚꽃이 지고 나서야 느티나무 여린 잎이 보이기 시작해요. 벚꽃이 눈이부셔서 못 보았는지. 벚꽃만 쳐다본다고 안 보았는지. 사랑이 지고 나서야 한 번씩 가슴이 아프기 시작했어요. 사랑이 떠나서 아프기 시작했는지. 사랑을 보내서 아프기 시작했는지.
인라인 타기 1454 해마다 벚꽃을 기다린답니다. 맑은 하늘 아래 눈부신 벚꽃을요. 해마다 벚꽃을 보내며 다시 기다린답니다. 맑은 하늘 아래 눈부신 벚꽃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