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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라인 타기 2273 I.더위가 지나가고나락이 고개 숙여 추석이 며칠 남은가곡리 밤하늘엔지나간 세월 속에남겨진 기억처럼바람이 불 때마다별들이 반짝거려. II.계곡에 물소리는이밤따라 졸졸졸 오늘도 잠 못 드는가곡리 밤하늘엔 귀뚜라미 울음이귀뚤귀뚤 서글퍼 지나온 기억처럼별들이 반짝거려. III.가곡리 밤하늘에별들도 참 많은데 묻어둔 세월처럼 이제는 자야 하나? 가곡리 밤하늘에별들도 참 많은데 잊혀진 기억처럼이제는 자야 하나? IV.가곡리 밤하늘엔별들도 참 많은데 계곡에 물소리는잠 못 들고 졸졸졸. 가곡리 밤하늘엔별들도 참 많은데 창밖에 귀뚜라미이 밤도 귀뚤귀뚤.
인라인 타기 2272 I.오늘 무슨 라면을 사지?북부시장에 차를 끌고 갈 때 생각해.걸어가도 되는 가까운 거리야.오래된 내차가 더 굼떠질까 봐 산책시킬 겸 끌고 가는 거야. 차를 끌고 가면 금방 가.이번 주에는 좀 순한 라면을 먹어볼까 같은 생각을 해. 좀 찝찝하지도 않고 좀 만족스럽지도 않고.사야겠다고 생각한 라면을 사들고 집에 오는 가까운 길은. II.이번 추석은 어떻게 쇠지?남양주 누나네 차를 끌고 갈 때 생각해. 정안 휴게소에서 한 번 쉬었다 가야 하는 먼 길이야.오래된 내차를 살살 달래 가며 끌고 가는 거야. 차가 덜 막히면 세 시간 반쯤 걸려.이번 설은 더 여유 있게 쇠어볼까 같은 생각을 해. 크게 안타깝지도 않고 크게 만족스럽지도 않고.모처럼 모여 전을 부치고 누나 눈치 봐서 당구장엘 가고. III.가끔 왜 그랬..
인라인 타기 2271 오늘 아침에 블라인드를 걷을 때생각보다 쌀쌀해서 진저리가 좀 쳐졌어.이제 배산 벚나무 잎이 누렇게 마르다 못해 가지에 붙어 있지 못하고바람 부는 대로 흩어지는 계절이 맞다고 봐.아까 점심에 현관 앞을 나설 때긴소매 옷은 이르다는 생각이 좀 들었어.누렇게 마른 배산 벚나무 잎이 바람 부는 대로 이리저리 부대껴도아직 가지에 붙어 있는 계절이 맞다고 봐.
인라인 타기 2270 잘 알아.체육공원 가는 배산 기슭에 모은사는.몇 년을 아니 이십 년 넘게많으면 하루에도 몇 번씩 그 앞을 지나다녔는데.잘 몰라.왜 잠 못 든 새벽이면 종을 치는지는.가을 햇살 맑은 배산 아래이제 심은 김장 배추는 언제 다 클까 싶기도 한데.
인라인 타기 2269 I.하루에 한 번 북부시장 편의점에서 담배를 사고.일주일에 한 번 북부시장 마트에서 라면을 사고.라면 봉지랑 북부시장 편의점 앞에 앉아 생각해.이제 라면을 한 두 번 더 사면 이번 달이 가겠구나.한 달에 한 번 북부시장 과일가게에서 사과를 사고.두세 달에 한 번 북부시장 미용실에서 머리를 깎고.머리를 깎고 북부시장 편의점 앞에 앉아 담배를 피워.이제 머리를 한 두 번 더 깎으면 올해가 가겠구나.II.북부시장 편의점에서 담배를 살 때 캔커피도 사고.북부시장 마트에서 라면을 살 때 냉동만두도 사고.냉동만두랑 북부시장 편의점 앞에 앉아 생각해.지금 이 냉동만두는 언젠가 한 번은 먹어봤었지.북부시장 과일가게에서 사과를 살 때 딸기를 사고.북부시장 미용실에서 머리를 깎을 때 흰머리를 세고.머리를 깎고 북부시장 편..
인라인 타기 2268 배산 앞 횡단보도에도도로 경계석이 없거나 야트막한 도로 경계석을 놓아보행자가 길을 건널 때인도에서 길로 내려오거나 길에서 인도에 오를 때굳이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은데가을바람처럼 살랑살랑 뛰어내리거나 뛰어올라서 왜 나를 설레게 하는지.젊거나 아니거나 여자들은 하나같이 똑같이 말이야.
인라인 타기 2267 모현동 성당에 가을 햇살이 쓸쓸할 때성당 앞 벚나무 가로수 마른 잎은 뒹굴고멀리서 보이지 않는 빨랫줄에 빨래가잘 말랐는지 다시 확인하는 아줌마처럼모현동 성당 앞 배산은 여름을 견뎌이제 더는 여윌 수 없이 훌쭉해진 나처럼 언제나 그랬듯이 가을바람은 쓸쓸해.나는 그 바람에 실없이 주름이 깊어가고.
인라인 타기 2266 좀 긴가민가 했어.인터넷으로 확인해 보고 간 게 아니라.그렇지만 늘 거기 있어.배산체육공원 야외음악당 가을밤 공연은.좀 서글프기는 해.파란 하늘에 떠있는 한 조각 구름처럼.그렇지만 그렇게들 살아.언제 세월이 100% 그렇다고 한 적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