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

(2494)
인라인 타기 2264 언젠가 바람 쌀쌀한 가을날작은 농산물 창고 지으러 갔을 때펑퍼짐한 얼굴에 눈이 맑은떡 벌어진 어깨에 눈이 외로운파란 가을 하늘처럼 눈이 맑은맑은 가을 하늘처럼 눈이 외로운한 사람이 쭈뼛쭈뼛 다가오더니나는 몽골에서 왔다고 말한 적 있어.
인라인 타기 2263 젊었을 땐 남자들이 따랐다고.옆에 할머니들 목소리가 들려.즐거웠던 서글펐던지난 기억으로들 살아.젊었을 땐 여자들을 쫓아냈다고.배 나오기 시작하는 내가 생각해.그렇든 그렇지 않든지난 기억으로들 살아.
인라인 타기 2262 가을바람 살랑살랑 부는데맑은 하늘 구름 한 조각은 움직일 생각이 없어.맑은 하늘 구름 한 조각은 너무나도 높이 있어살랑살랑 부는 가을바람을 타지 않나 봐.눈부시게 투명한 오늘인데가슴 한켠 서글픔 한 조각은 움직일 생각이 없어.가슴 한켠 서글픔 한 조각은 너무나도 깊이 있어눈 부시게 투명한 오늘을 알지 못하나 봐.
인라인 타기 2261 새벽 5시가 되면멀리 배산 아래 모은사 종소리가 들려와잠에서 깨 몽롱하게아 새벽 5시구나 또 하루가 밝는구나 해.이젠 몽롱하게 생각해.새벽 5시라 모은사가 종을 치는 게 아냐.아니 이젠 또렸하게 생각해.새벽 5시는 모은사 종소리와 함께 온다고.
인라인 타기 2260 I.지난여름 이후 아주 오랜만에배산 사거리에서 시청 쪽으로 걸었어요. 지난여름은 아주 더웠거든요.아주 더워서 걸어 다닐 엄두를 못 냈죠. 배산 사거리에서 시청 쪽으로길 건너 북부시장을 보며 걸어갔어요. 시청은 새로 지어 아직 낯설죠.북부시장은 언제나 그대로 변함없고요. II.지난여름 이후 아주 오랜만에오래전에 가버린 사랑을 생각했어요. 지난여름은 아주 더웠거든요.아주 더워서 생각할 엄두를 못 냈죠. 서글펐던 일은 생각나지 않았고즐거웠던 일만 자꾸 생각이 났어요. 앞으로는 더 많이 서글퍼질 거예요.가버린 사랑은 언제나 변함없을 거고요. III.오랜만에 길 건너에서 본 북부시장은조용하고 차분히 가라앉아 보였어요. 지난여름 동안 많이 더웠고 그래서마트에 라면 사러 가는 것도 힘들었는데요. 오랜만에 생각해 본 ..
인라인 타기 2259 며칠 맑은 아침을 맞다 알게 됐어.가을 하늘은 아침에 지극히 그윽해.몇 해 가을을 앓고 나서 알게 됐어.가을 하늘은 점심이 지나면 옅어져.꽃이 처음 피었을 때 제일 선명하다시간이 지나가면서 점차 흐려지듯이한 세월이 흐르고 난 뒤 알게 됐어.가을 하늘은 저녁에 지극히 지치고.
인라인 타기 2258 대야장에 가면 가끔 이름 없는 백반집에서 늦은 점심을 먹어요.간도 딱 맞고 지금까지 먹어본 백반집 가운데 가장 좋았거든요.엊그제도 늦은 점심을 먹는데 뒤에서 술 취한 목소리가 들렸죠.끊임없이 이어지고 쥔 양반 그만 좀 하라는 목소리도 들렸고요.나는 어디 가서 이런 분위기를 느껴보냐고 말하고 싶더라고요.시끌벅적하고 다듬어지지 않은 대야시장 같은 분위기 말에요.근데 다 먹고 보니까 술 취한 양반 혼자 줄기차게 말하고 있었죠.혼자 주절주절 적어대는 나 같아 잘 먹었다고 하고 얼른 나왔어요.
인라인 타기 2257 새가 날아갔어.아침 바람에 흔들리는 관리실 앞 느티나무로. 느티나무는 근사했어.어느 방향에서도 균형이 잡혔고 무엇보다 커.해가 멀다 하고 가지를 잘랐어.아파트 5~6층까지 덮어 민원이 쏟아졌는지.올해도 가지는 홀쭉하고 잎만 무성해.괜찮다고 말하고 싶어 날아가지 않았을까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