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2531) 썸네일형 리스트형 인라인 타기 2301 별도 안 보이는안개 자욱한 새벽이면누나네 아래 밭귀퉁이 닭장에 수탉은어서 안개가 걷히라고이젠 그만 일어나라고가곡리 계곡이떠나가도록 울음 울어. 인라인 타기 2300 카멜 8mg를 달라고 했지요.카멜 8mg이 없다고 하네요.어쩌다 가끔 가는 웅포 편의점에서 담배를 사고편의점 앞 벤치에 앉아 길 건너 행정복지센터 뜰 오래된 배롱나무를 보며 담배를 피우는 게 마음이 편하거든요.8mg 대신 5mg을 피우네요.5mg이 더 마음에 드는데요.8mg만 오래 피워 5mg은 별로라고 생각했는데이젠 나도 가을바람이 불면 노랗고 붉게 물들어 하나 둘 어디론가 흩어져버리는 느티나무 잎처럼 약해졌나 봐요. 인라인 타기 2299 국민학교에 다니던 어릴 때작은 시골이라 기차는 아예 없었고 버스 한 두대가 비 오는 날이면 진흙탕을 튀기고 또 맑은 날이면 먼지를 풀풀 날려 미루나무 가로수에 내려 앉히던 국민학교 앞 신작로를 보며 하얀 도화지에 아련한 꿈을 그렸어요.기찻길을 달리는 빛나는 기차.아스팔트 길을 달리는 수많은 차들.60년 그 아득한 시간이 흘러앞이마가 허전해 등산모를 쓰는 나는 배산 뒤편 미루나무 아래 길 양쪽 바퀴 자국에만 풀이 나지 않는 원광대 쪽으로 하루 종일 밀려왔다 밀려가는 산업도로에 차들하고 산업도로 아래 굴다리로 미끄러지는 KTX를 봐요.그때는 꿈속에서 가보던 세상.그래서 지금은 더 가보고 싶은 그때. 인라인 타기 2298 I.현관 앞을 나서다어마 놀라 돌아와 옷을 바꿔 입었지.티 하나에 얇은 셔츠를티 하나에 두꺼운 잠바로.어제 입었던 대로 입고 나왔다얇은 옷으로 스미는 바람이 쌀쌀해.마음은 아직 어제를 붙들고 있고몸은 미처 오늘을 쫓아가지 못해. II.나포 들녘을 지나다어머 놀라 텅 빈 논을 뒤돌아 봤지. 일렁이는 황금빛을 기대했다군데군데 이가 빠진 들녘을 보고. 지난여름이 꽉 들어찼던 기억은텅 비어 가는 이 가을 앞에 할 말을 잃어. 마음은 아직 지난여름을 붙들고몸은 미처 이 가을을 쫓아가지 못해. III.오늘 현관 앞을 나서는 나는어제 현관 앞을 나서던 나였던 거야. 쌀쌀해지는 날씨를 따라가지 못하고쌀쌀해지기 전 날씨에 머물고 싶어 하는.오늘 나포 들녘을 지나는 나는그 여름 나포 들녘을 지나던 나였던 거야.군데군데 .. 인라인 타기 2297 내가 가늘고 긴 쫄대 10개를 사러시장 모퉁이 그 작은 철물점에 갔을 때 꾸벅꾸벅 졸고 있던 그 작은 철물점 쥔양반은20개 묶음에서 10개를 센 다음 노끈으로 묶어 줬지요.나는 쫄대 10개를 쫄대 양쪽 끝에서부터 30cm가량씩 들여 힘 받는 포인트 두 점을 정확하게 묶어주는 그 작은 철물점 쥔 양반한테 감탄했고손님이 거의 없는 그 작은 철물점 쥔 양반은모처럼 그 작은 철물점에 찾아와 500원짜리 쫄대 10개 5000 어치를 사는 내가 반가웠는지 다른 필요한 건 없느냐고 두어 번 더 물어봤지요. 인라인 타기 2296 한밤에 비가 시작됐어요.쏴아하고 밀려와 보일러실 연통을 토닥토닥.토닥토닥 빗소리를 들어요.핸드폰 위젯을 안 봐 온다는 생각을 못 했던.생각 못했던 빗소리를 들어요.쏴아하고 밀려와 가난한 내 꿈결을 토닥토닥.생각 못했던 빗소리를 생각해요.비가 그치면 밀려간 파도처럼 쓸쓸할 거라고. 인라인 타기 2295 I.옛 세무서 앞 밤길을 걸어북부시장 편의점으로 담배를 사러 갔네. 밤안개 내리는 그 길에는가로등만 드문드문 불 밝히고 있었다네. 가로등 아래를 지날 때는가로등에 가을을 입은 가로수가 아름다웠다네. 가로등에 환한 가로수는수줍다는 듯이 노랗게 물들기 시작했다네. II.이 가로등 아래를 지날 때는이 가로등 비친 가로수를 보며 걸어갔다네. 이 가로등을 지나치고 나면다음 가로등까지 땅만 보고 걸어갔다네. 이 가로등을 지나치고 나면이 가로등 불 빛이 닿지 않아 보이지 않았다네. 다음 가로등에 가까이 가면 다시다음 가로등에 비친 가로수를 보며 걸어갔다네. III.가로등에 비친 가로수는 참 아름다웠다네.이 가을이 스며들어 노랗게 물들어가고 있었다네. 지나간 시간들이 이리저리 헤매다가 마침내가로수 꼭대기부터 노랗게 내.. 인라인 타기 2294 가을 저녁은북부시장에서 라면을 사고 나오는내 차 앞유리에눈 시리게 부서진 저녁 노을 너머주차장 입구정육점 맛집 앞 줄 서서 기다리는엄마랑 꼬마처럼급하지도 않고 늘어지지도 않게 와. 이전 1 2 3 4 ··· 31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