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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라인 타기 2261 새벽 5시가 되면멀리 배산 아래 모은사 종소리가 들려와잠에서 깨 몽롱하게아 새벽 5시구나 또 하루가 밝는구나 해.이젠 몽롱하게 생각해.새벽 5시라 모은사가 종을 치는 게 아냐.아니 이젠 또렸하게 생각해.새벽 5시는 모은사 종소리와 함께 온다고.
인라인 타기 2260 I.지난여름 이후 아주 오랜만에배산 사거리에서 시청 쪽으로 걸었어요. 지난여름은 아주 더웠거든요.아주 더워서 걸어 다닐 엄두를 못 냈죠. 배산 사거리에서 시청 쪽으로길 건너 북부시장을 보며 걸어갔어요. 시청은 새로 지어 아직 낯설죠.북부시장은 언제나 그대로 변함없고요. II.지난여름 이후 아주 오랜만에오래전에 가버린 사랑을 생각했어요. 지난여름은 아주 더웠거든요.아주 더워서 생각할 엄두를 못 냈죠. 서글펐던 일은 생각나지 않았고즐거웠던 일만 자꾸 생각이 났어요. 앞으로는 더 많이 서글퍼질 거예요.가버린 사랑은 언제나 변함없을 거고요. III.오랜만에 길 건너에서 본 북부시장은조용하고 차분히 가라앉아 보였어요. 지난여름 동안 많이 더웠고 그래서마트에 라면 사러 가는 것도 힘들었는데요. 오랜만에 생각해 본 ..
인라인 타기 2259 며칠 맑은 아침을 맞다 알게 됐어.가을 하늘은 아침에 지극히 그윽해.몇 해 가을을 앓고 나서 알게 됐어.가을 하늘은 점심이 지나면 옅어져.꽃이 처음 피었을 때 제일 선명하다시간이 지나가면서 점차 흐려지듯이한 세월이 흐르고 난 뒤 알게 됐어.가을 하늘은 저녁에 지극히 지치고.
인라인 타기 2258 대야장에 가면 가끔 이름 없는 백반집에서 늦은 점심을 먹어요.간도 딱 맞고 지금까지 먹어본 백반집 가운데 가장 좋았거든요.엊그제도 늦은 점심을 먹는데 뒤에서 술 취한 목소리가 들렸죠.끊임없이 이어지고 쥔 양반 그만 좀 하라는 목소리도 들렸고요.나는 어디 가서 이런 분위기를 느껴보냐고 말하고 싶더라고요.시끌벅적하고 다듬어지지 않은 대야시장 같은 분위기 말에요.근데 다 먹고 보니까 술 취한 양반 혼자 줄기차게 말하고 있었죠.혼자 주절주절 적어대는 나 같아 잘 먹었다고 하고 얼른 나왔어요.
인라인 타기 2257 새가 날아갔어.아침 바람에 흔들리는 관리실 앞 느티나무로. 느티나무는 근사했어.어느 방향에서도 균형이 잡혔고 무엇보다 커.해가 멀다 하고 가지를 잘랐어.아파트 5~6층까지 덮어 민원이 쏟아졌는지.올해도 가지는 홀쭉하고 잎만 무성해.괜찮다고 말하고 싶어 날아가지 않았을까 해.
인라인 타기 2256 지난봄 나는 혼자 산길을 걷고 있었다네.걷다가 나는 보리수 열매를 따 먹었다네. 덤불 속에서 반짝반짝 빛나모른 체 지나칠 수 없었다네. 이젠 열매는 사라졌고 덤불은 시들었다네.그동안 그 길은 그 누구도 걷지 않았다네. 반짝반짝 빛나던 그 열매를나만 기억하고 있을 거라네.
인라인 타기 2255 원래 비밀이야.살짝만 말해주는 거야.맑고 고운 가을 하늘에서 좀 더 맑고 고운 하늘을 보려면배산 둘레길을 돌아 벼가 익어가는 배산 뒤쪽으로 가면 돼.아침하고 점심 중간쯤 둘레길을 도는 양반들이 뜸할 때쯤홀로 있는 커다란 미루나무 꼭대기에 걸린 하늘을 보면 돼.살짝만 말해주는 거야.원래 비밀이야.
인라인 타기 2254 군산 미군 비행장에서비행기가 한 대 날아갔나 봐. 파란 하늘을 가르는하얀 구름으로 그은 선 하나.시간이 좀 지났는지날카롭던 선은 두리뭉실하고시간이 더 지나면이마저도 흐지부지 흩어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