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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A 챔피언 PBA 챔피언( 2019 PBA 7차 결승이 지난 1월 27이었고 우승 김병호선수와 프레드릭 쿠드롱선수와의 준결승은 하루나 이틀 전 이었을 것이다. 괄호안은 1시간 뒤에 보충한 거에요~^^:: ) 밤 12시가 넘은 시간에 왜 TV를 보고 있었느냐고 물으면 할 말 없다. 그렇지만 당구는 열심히 봤다. 무명 김병호 선수와 자타공인 랭킹 1위 프레드릭 쿠드롱 선수와 프로 당구 투어 준결승 경기를 봤다. 몇 차전인지는 모르겠다. 정확히 말해서 당구 치는 선수에 몰두했다. 더 정확하게 김병호 선수에 열광했다. 바둑 18급짜리도 이세돌 보고 잘 둔다 못 둔다 할 수 있는 것처럼 당구 입문자도 나름 보는 건 있고 입은 살아서 세계랭킹 1위 선수들 경기에 감 내놔라 배 내놔라 할 수 있다. 물론 나는 초보자는 아니고 ..
보편적 복지 보편적 복지 오래전에 신문에서 어떤 벤처 사업가 인터뷰 한 구절을 기억한다.'' 제가 회사를 차려 이 정도 자리잡기까지 힘들었어요. 삐끗하면 회사 문 닫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도 컸고요. 혼자 눈물도 흘렸고요. 제가 직원 월급 공장 운영비 구하느라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했던 노력의 반 만이라도 R&D에 쏟았다면 지금보다 훨씬 나은 결과가 있었을 겁니다.''맞는 말이다.악덕업주니 사회적 책임을 못하느니 어쩌고저쩌고 해도 단 한 명이라도 다른 사람을 고용하는 사람은 훌륭한 사람이 맞다. 솔직히 지금 정부에서 말하는 보편적 복지의 예산이 얼마고 언제부터 어떻게 집행될지도 잘 모르고 혜택이 얼마나 돌아올지도 잘 모른다. 들어도 잘 모르고 들어도 잘 잊는다. 기대한 만큼 큰 액수가 아닐 거라는 것은..
세상에 뿌려진 사랑만큼 세상에 뿌려진 사랑만큼 세상에 뿌려진 사랑만큼을 가수 이승환이 불렀던 때가 90년대 중반쯤으로 기억한다. 이 노래를 한번 듣고서 노래방에 가게 되면 이 노래는 꼭 불렀다. 해 저물어가는 변산해수욕장에서 모래 덕지덕지 붙어있던 노래방 기계에 500짜리 동전을 넣고 이제는 떠난 사랑하는 마누라 아들놈하고 변산해수욕장에 놀러 온 사람들 앞에서 이 노래를 조금 쑥스럽고 자랑스럽게 불렀던 기억이 있다. 이 노래를 20 몇 년을 불러댔으니 내가 이승환 씨보다 이 노래를 더 잘 부르지 않을까? 하는 깜찍한 생각도 해본다. 이 노래를 노래방에서 불러본 분들은 알다시피 노래 마지막 후렴이 반복되는 구간에 가면 숨이 찬다. 이 노래만이 아니고 노래방에서 듣는 모든 노래 마지막쯤 가면 다들 호흡이 딸리는구나 하는 걸 술 한..
꽃 피는 봄이 오면 눈 온 설날 며칠 뒤 택시에 타고 기사양반한테 이번 설에 서울서 내려오는 친척들이 눈길에 미끄러워 애먹었다고 했고 기사양반이 그렇다고 하면서 20년 전 눈길에 미끄러워 서울까지 20시간도 더 걸렸을 때 얘기를 해줬다. 20년 전 서울에 돈 들고 가야 할 일.. 그러니까 친척 결혼식이 있었는데.. 가까운 사이라 적은 돈을 들고 갈 수는 없었고.. 갔다 오려면 돈이 상당히 들어가는 데.. 뭐..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형편이 그래서.. 그렇다고 택시 몰아 떼돈 벌 수도 없고.. 며칠 전부터 고민했었는데.. 다행히.. 정말 다행히.. 눈이 와 줬어... 그래서 전화해서.. 저기.. 눈이 와 힘들지만 어떻게 올라가 보도록 해보기는 할게요.. 아.. 이 눈에 어떻게.. 맘은 고맙지만.. 올라오려고 하지 ..
혀가 아파요. 아..선생님..저도 치과에 오는 게 무서워요.좀 전 꼬마가 기계 돌아가는 소리에 울었는데 아프게 하면 저도 울 거예요.. 오른쪽 아래 맨 끝 사랑니 한쪽이 떨어졌어요..통증은 없어요..밥 먹는데도 지장 없고요.. 근데 자꾸 혀가 가요..저절로 가져요..허전한가 봐요..있다가 없다는 게요.. 선생님..그래서요..혀가 아파요..
도로공사 안내판 도로공사 안내판 고 명 곤 새로 짓는 건물 3층 난간에 매달려 망치질하다가 옆에 새로 도로를 만드는 현장에서 봤다. 골재를 뭉텅뭉텅 부어놓고 경계석을 군데군데 쌓아놓아 불편하시더라도 돌아가시라는 안내판들을. 언덕을 올라갔다 내려갔다 언덕을 돌고 또 도는 돌아가시라는 길을. 저쪽에서 허리 꼬부라진 할머니가 언덕을 오르고 내리고 언덕을 돌고 돌아 이쪽으로 천천히 오는 걸 본 순간 하마터면 3층에서 뛰어내릴 뻔했다. 망치로 당장 저놈에 안내판들을 싹 다 뿌셔버리고 싶었다. 아니 다니지 말라는 안내판 옆으로 다들 태연하게 잘만 다니는데. 하다못해 동네 개도 안내판 옆으로 잘만 다니는데. 봄인지 가울인지 잎이 졌는지 잎이 돋기 전인지 햇빛만 쨍쨍 내리쬐던 황량한 날이라고 기억한다.
KBS 1 시청자 (視聽者) KBS1 시청자 (視聽者) 담당 전(前) 80인 어머니가 언제부턴가 TV 볼륨을 크게 했습니다.어머니 귀가 전보다 약해졌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나는 TV를 잘 안 봅니다.맛있는 녀석들이나 당구 채널을 열심히보다 시들해져 주로 YTN에 채널을 고정하다시피 합니다.맛있는 녀석들을 보거나 당구 채널을 보거나 YTN을 보거나 볼륨을 거의 0에 맞춰놓고 내가 보고 싶을 때만 자막을 보는 불성실한 시청자(視聽者) 아니 시자(視者)입니다.맛있는 녀석들이나 당구 채널이나 YTN 모두 자막이 완벽하고 특히 자다 화장실을 가거나 냉장고로 갈 때 조명으로 더 완벽하기도 합니다. 어머니는 KBS1 시청자(視聽者)입니다.어머니는 KBS1에 채널을 고정하고 볼륨을 높여 KBS1 만 보는 성실하고 진정한 KBS1 시청자(視聽者)..
그림자 다섯 겨울에 군산에서 일을 일찍 끝내고 금강 둑을 따라 집에 오다 봤다. 나포 넓은 논 길에 길게 늘어진 그림자 다섯을. 옆동네에 마실 갔다 집에 가는 길인지. 금강 둑에 올라갔다 집에 가는 길인지. 키 큰 할머니는 키 큰 그림자를. 키 작은 할머니는 키 작은 그림자를. 뚱뚱한 할머니는 뚱뚱한 그림자를. 허리 굽은 할머니는 허리 굽은 그림자를. 허리 굽고 지팡이 짚은 할머니는 허리 굽고 지팡이 짚은 그림자를. 흐릿한 봉고차 창문으로 할머니들은 보이지 않고 텅 빈 논바닥에 어리는 그림자만 보였다. 나는 안다. 나란히 동네로 들어가는 할머니가 다섯이라는 걸. 나는 또 안다. 키 큰 할머니 키 작은 할머니 뚱뚱한 할머니 허리 굽은 할머니 허리 굽고 지팡이 짚은 할머니 다섯이 옆동네 마실 갔다 아니면 금강 둑에 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