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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를 보며 비를 보며 고 명 곤 하루 종일비가 내렸다 그쳤다 했다. 그쳤다 싶으면 또 내리고내린다 싶으면 또 그쳤다. 오늘 같은 날엔가끔 우산을 놓고 왔다. 아까 가져 갔던 우산은잘 들고 왔다.
야구선수 김봉근 야구선수 김봉근 대학 1학년 때 문무대에 갔다. 육군 훈련소 반 자대 반을 혼합한 군사훈련과정으로 기억한다. 교양필수였고 일반 학생들도 운동부 선수들도 다 갔다. 왜 그렇게 됐는지는 모르겠는데 1주일간 문무대에서 야구선수 김봉근하고 옆자리 전우로 지냈다. 문무대에 간 첫날 봉근이가 우리 내무반 인솔자로 뽑혔다. 인솔자 선정 기준은 목소리 크기였고 봉근이는 '차렷' '경례' 단 두 마디를 외치는 걸로 우렁찬 목소리를 인정받아 내무반 인솔자가 됐다. 운동부 손들어봐 해서 인솔자를 뽑았다. 그래서 옆엣 놈이 봉근이라는 걸 알았다. 내무반 옆자리 봉근이랑 얘기도 좀 했었던 것 같다. 봉근이는 야구선수들이 다른 종목에 비해 좀 유식하다고 했다. 야구 용어에 영어가 많아서 그렇다고 했다. 시간이 많이 남아 돌아 이..
주도면밀한 무거운 자재 다발을 옮길 때 포클레인이랑 한 번씩 같이 일한다.이럴 때는 무거운 자재 다발을 옮기고 나면 포클레인이랑 할 일이 없다. 포클레인은 무거운 자재 다발을 옮기고 나서 제할 일 찾아간다.나도 포클레인이 무거운 자재 다발을 옮기는 걸 옆에서 보고 나면 내 할 일 찾는다. 어쩌다 기초 땅파기처럼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일을 할 때는 하루 종일 혹은 몇 날 며칠을 포클레인이랑 같이 일한다.하루 종일 혹은 몇 날 며칠을 같이 일하다 보면 포클레인 기사 성격이나 취향 같은 걸 알게 된다. 언젠가 한번 나랑 성격이나 취향이 같은 포클레인 기사랑 일했다.일을 준비하고 시작하고 마치는 판단이 나랑 다르지 않았다. 담배 피우는 리듬( rhythm ) 혹은 피치( pitch )도 비슷했다.내가 담배 꺼내 물고 포클레..
부츠 장인의 혼이 살아 있는..세월의 흔적이 비껴가는...어디서나 돋보이는... 명품을 광고하는 말이지만 명품을 설명하는 말도 된다.다 맞는 말이다.한데 60을 살고 나니 명품이라는 것도 시큰둥하다. 누나는 3남 1녀 중 큰딸이다.남동생 놈들한테 희생을 하며 살았다.그 세대 딸들이 대체로 그랬다. 누나는 대학을 포기하고 직장에 다녔다.월급은 꼭 필요한 만큼만 쓰고 나머지는 집에 갖다 줬다.본인을 위해서는 안 썼다. 그랬던 누나가 딱 한번 명품을 샀다.무릎까지 올라오는 갈색 부츠다.그때 누나가 누나 본인을 위해 명품을 샀다는 데 좀 놀랐고 부츠 취향이 나랑 다르다는데 많이 놀랐다. 60년을 살고 나니 남 신경 쓰는 건 물론이고 나한테도 시큰둥해졌다.그래서 나한테 명품이라고 자랑하는 걸 이해하지 못한다."좋아 아..
비 그치고 비 그치고 고 명 곤 어젯밤에 비가 쏟아졌다.눅눅해진 방바닥에 보일러를 올리고베란다에 부딪히는 빗소리를 들었다.많이 온다고도 했지만 참 많이도 왔다. 오늘 아침에 비가 갰다.뿌연 베란다에 블라인더를 걷고창 너머에 눈부신 하늘을 봤다.어젯밤 그렇게 내리더만 참 해맑게도 갰다.
어젯밤 일지(日誌, feat to 최영미 류근 ) 어젯밤 일지(日誌, feat to 최영미 류근) *시간: 어젯밤 초저녁부터 꼭두새벽 01시 30분까지*장소: 지방 쪼꼬만 도시 쪼꼬만 아파트 단지 1103동 하고 1105동 사이 *등장인물: *나 (1103동 주민, 깜찍한 미모를 자랑함)*관리사무소 직원(목소리 큰 입주민들 때문에 항상 주눅 들어 있음. 잘 생겼음)*주민 1,2,3,4...(난데없는 소음 테러에 다수 선량한 주민의 분노를 전달하려 비 오는 늦은 밤임에도 불구하고 사건현장에 나와 담배를 피움.)*최영미( 60살 남자, 1105동 주민, 절대 사적 감정 때문에 붙인 이름이 아님.) *류근 ( 55살 여자, 뭐 지나가던 사람 같은 데 목소리는 큼, 절대 사적 감정 때문에 붙인 이름이 아님)*그 외 늘 수고하시는 파출소 관계자 여러분 외. 모다..
비 오는 밤에 비 오는 밤에 고 명 곤 비 오는 밤에빗소리를 들으며 앉아 있다. 비는 어둡기 전부터 왔을 테고나는 이제야 빗소리를 듣는다. 비 오는 밤에빗소리를 들으며 앉아 있다. 비는 기상청 예보대로 올테지만 나는 언제까지 듣고 있을지 모른다.
공부의 중요성 90년대 초에 운전면허를 땄다.30년째 그럭저럭 차를 몰고 다닌다.교통부 면허담당부서에 경의를 표한다. 그때는 직장생활로 몹시 바빴다.바쁜 생활에 면허시험 볼 시간 내기가 쉽지 않았다.하지만 불굴의 의지로 서울 도봉 면허시험장에서 2종 보통으로 면허를 땄다. 마냥 쉽지만은 않았다.필기시험에 합격하고 한 달 뒤로 기능시험 날자를 받았는데 부산으로 출장 갔다.다시 접수를 하고 한 달 뒤로 다시 기능시험 날짜를 받았는데 다시 부산으로 출장 갔다.또다시 접수하고 또다시 한 달 뒤로 기능 시험 날짜를 받았는데 또다시 부산으로 출장 갔다. 또또 다시 접수하려다 성질 나서 관뒀고 1년이 지나 필기시험부터 다시 봐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다시 필기시험을 봤다.필기시험에 합격하고 한 달 뒤로 기능시험 날자를 받았고 부산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