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산 사거리에서 직진해 집으로 바로 안 가고
우회전 신호 받아 배산 앞을 지나친 게 이번이 두 번째 야.
어젯밤에도 꽃 봉오리가 통통하기만 했을 뿐
일찌감치 들어선 배산벚꽃축제 천막 불빛만 새초롬했는데
오늘은 빗속에서도 하얀 꽃망울이 하나 둘 비치기 시작해
배산 사거리에서 직진해 집으로 바로 안 가고
필 때 되면 알아서 피고 질 때 되면 알아서 지는 벚꽃 본다고
나는 또 몇 번이고 우회전 신호 받아 배산 앞을 지나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