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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라인 타기 1430

배산에서 내려오는 길에서
벙거지 모자를 쓰고 핑크색 등산화를 신은 할머니가 대나무 막대기를 들고 있는 걸 봤어.

요새는 다 플라스틱 막대기나 알루미늄 막대기를 쓰고 또 그렇게 된 지 오래됐는데
대나무 막대기를 어디에 쓰려는 걸까?
 
어렸을 때 딱히 쓸데가 없어 허공을 맥없이 휘저어보다
어느 날 어디로 없어졌는지 모르게 잊어버리곤 하던 그.

대나무 막대기를 든 할머니 얼굴이 꼭 그랬어.
별 쓸모는 없지만 대나무 막대기를 들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좋아 어쩔 줄 모르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