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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맛집

 

몇 년 전 두어 달을 목포 앞 섬에서 일하고 집에 오는 길에 목포 여객터미널 앞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고추 조림 열무김치 호박나물... 반찬 하나하나 다 맛있었다.
특히 생선탕 하고 생선구이는 아직도 생각이 나서 언제 목포에 가면 꼭 다시 들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전주 한옥마을로 개발되기 전 성심여고 정문에 베테랑 칼국수집 옆 '신당동 떡볶이'라고 있었다.
녹슨 양철 간판을 달고 할머니 한분이 분식집을 했었는데 거기서 먹었던 국수가 잊히지 않는다.
다시 찾았을 때 멸치육수 내는 게 힘들어서 국수는 이제 안 한다고 했고 그 뒤로 그 집이 없어진 것 같기도 해 그 멸치육수에 만 국수를 다시 맛볼 기회가 없어졌다.

 

부안도 목포나 전주처럼 맛있는 집이 많다.
부안성모병원근처 부안횟집이나 부안시장 카페근처 바지락죽집은 몇번을 가봤지만 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부안 경찰서 쪽이었던가? 에 있던 허름한 식당을 잊을 수 없다.

 

일을 시킨 양반이 지독한 구두쇠라 보통 식당보다 천 원이라도 싼 집을 찾아 그 집으로 갔었을 것이다.
식당 간판도 평범해 기억에 없고 실내도 좁았다.
반찬 수도 적었고 맛도 평범했다.

 

맛집은 반드시 맛있는 밥에 달려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려준 집이다.
그 집 아줌마가 주방에서 밥을 했고 딸이 써빙을 했다.
딸이 정말 미인이었다.

 

얼굴이 예뻤던 건 물론이고 키도 크고 날씬해서 만약 부안에서 고추아가씨나 사과아가씨 같은 부안 특산물을 홍보하는 아가씨를 뽑는다면 당연히 그 아가씨 일거라고 생각했다.
내가 의식하지 않았는데 내 눈은 저절로 그 아가씨를 따라 댕기고 있었다.
나는 맛있든 없든 주는 대로 뭐든 잘 먹었지만 그 날은 내가 밥을 먹는지 반찬을 먹는지 입으로 먹는지 코로 먹는지 모르고 먹었다.

 

지금까지 먹어본 점심 중 최고였다.
그 집은 미각을 뛰어넘는 맛집이었다.
최고의 맛집이었지만 다시 찾아갈 거란 생각은 안 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