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와 보리
지금껏 본 조경중 둘이 감동적이었다.
먼저 서울 교보빌딩 안 대나무다.
고향이 남쪽이다 보니 어려서 흔히 봤던 대나무를 서울로 이사 간 뒤로는 못 봤다.
입사원서를 접수하러 간 교보빌딩에서 뜻밖에 대나무를 보고 꼭 그 건물에서 근무하고 싶었다.
그 입사에는 실패했지만 대나무를 근 15년 만에 다시 봐서 감동적이었다.
다른 하나는 익산시 삼기농협 앞 보리화분이다.
삼기농협 앞 커다란 가로화분(街路花盆) 몇 개에 다 자란 보리가 하나 가득 있었다.
삼기농협 하나로 마트에 빵 하고 우유를 사러 갔다가 보리화분을 한참을 보고 있었다.
그때쯤 그 근처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보리를 화분에 심었다는 사실이 감동적이었다.
대나무나 보리가 여기 익산에서는 흔하디 흔하다.
대나무나 보리가 흔하디 흔해서 모르고 있었다.
대나무나 보리가 원래 감동적이라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