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664) 썸네일형 리스트형 인라인 타기 1435 어제는 종일 비가 와 막 피어나려는 벚꽃이 움츠러들었고 오늘은 종일 바람이 불어 한참 눈부시던 목련이 사그라들었어. 꽃이 핀다고 내가 피는 것도 아니고 꽃이 진다고 내가 지는 것도 아닌데 꽃처럼 피었다 또 졌던 기억 때문에 봄밤은 혼자 오도거니 깊어만 가. 인라인 타기 1434 배산 사거리에서 직진해 집으로 바로 안 가고 우회전 신호 받아 배산 앞을 지나친 게 이번이 두 번째 야. 어젯밤에도 꽃 봉오리가 통통하기만 했을 뿐 일찌감치 들어선 배산벚꽃축제 천막 불빛만 새초롬했는데 오늘은 빗속에서도 하얀 꽃망울이 하나 둘 비치기 시작해 배산 사거리에서 직진해 집으로 바로 안 가고 필 때 되면 알아서 피고 질 때 되면 알아서 지는 벚꽃 본다고 나는 또 몇 번이고 우회전 신호 받아 배산 앞을 지나칠 거야. 인라인 타기 1433 어제 봄비가 내려 서수 벌판 보리싹은 한결 푸릇푸릇 해졌고 오늘 봄햇살이 내려 배산 앞 벚나무는 한결 들썩들썩 부풀었어. 이런 밤이 되면 안개는 가로등 아래 부드럽게 피어오르고 어느 집 개는 컹컹 하릴없이 몇 번 짖어보다 이내 관두더라고. 인라인 타기 1432 오늘은 하늘이 참 맑아. 어제 밤새 비가와서 그럴 거야. 오늘은 맑은 하늘처럼 관리실 앞 벚꽃이 활짝 피었어. 어제는 비가 오고 흐려 활짝 피었어도 잘 몰랐을 거야. 오늘은 맑은 하늘처럼 관리실 앞 벚꽃이 활짝 피었어. 인라인 타기 1431 어제저녁 활짝 핀 벚꽃을 봤어. 이른 봄날 저녁 하루종일 삼기 들판에서 시린 봄바람을 맞다 집으로 오는 원광대 옆 길에서. 다른 데 벚나무는 아직은 아냐. 배산에서는 곧 벚꽃 축제 한다고 울긋불긋 천막을 쳤지만 아직 벚꽃은 하나도 피지는 않았어. 그놈만 성질이 급해서인지. 거기만 이봄이 찾아와서인지. 오늘 낮 비가 추적추적 내렸어. 어제저녁 뜻밖에 거기 그 벚꽃을 보고 환해졌던 마음이 오늘 낮 비에 젖어 다시 침침해졌어. 인라인 타기 1430 배산에서 내려오는 길에서 벙거지 모자를 쓰고 핑크색 등산화를 신은 할머니가 대나무 막대기를 들고 있는 걸 봤어. 요새는 다 플라스틱 막대기나 알루미늄 막대기를 쓰고 또 그렇게 된 지 오래됐는데 대나무 막대기를 어디에 쓰려는 걸까? 어렸을 때 딱히 쓸데가 없어 허공을 맥없이 휘저어보다 어느 날 어디로 없어졌는지 모르게 잊어버리곤 하던 그. 대나무 막대기를 든 할머니 얼굴이 꼭 그랬어. 별 쓸모는 없지만 대나무 막대기를 들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좋아 어쩔 줄 모르겠다는. 인라인 타기 1429 맑은 봄날 오후 나는 수평선을 보러 변산해수욕장에 갔지만 바다 안개가 자욱해 수평선은 보이지 않고 바로 앞 모래밭에 흩어져가는 파도만 보였고 아이들이 수평선으로부터 먼 길을 달려와 마지막으로 모래밭에 흩어져가는 파도를 조개껍데기로 떠서 파도가 닿지 않은 마른 모래를 적시며 놀고 있었어. 맑은 봄날 오후 나는 변산해수욕장에서 수평선은 볼 수 없었지만 볼 수 있었더라도 모래밭에서 노는 아이들을 보고 있었을 거야. 인라인 타기 1428 " 비가 올 것 같아요." 북부시장에서 양파를 사며 들었죠. "비가 올 것 같아요." 북부시장에서 볶음밥을 먹으며 들었죠. 구름이 어둡게 덮여오고 바람이 세차게 불어왔거든요. 비가 올 거라는 건 알겠어요. 비가 가면 어떨지는 잘 모르겠고요. 이전 1 2 3 4 ··· 208 다음